[리메이크][GL] 이 유토피아에서 추방당하기 싫습니다.

독자님들, 안녕하세요.연재 약속일에 새 회차가 아닌 공지로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.최근 여러 개인 일정 때문에 이유추 리메이크는 당분간 비정기 연재로 바뀌게 될 것 같습니다. ㅠ^ㅠ그로 인해 임시저장글로 돌려놨던 원작 이유추를 다시 풀어둘 예정입니다.이야기의 큰 흐름 차이는 없지만, 전부 새로 쓴 만큼 세부 에피소드들과 분량이 다르고 캐릭터의 디테일도 다...

30. 열다섯 “291장 제6조.”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을 억누르고 진지하게 말했다. 이건 지난 5년 동안 굳혀진 우리만의 인사였다. ‘안녕? 잘 지냈어?’ 같은 형식적인 인사를 대신한. 엘은 나를 가만 바라보다 은은하게 미소를 띠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. “신은 딱 두 번. 제국의 건국과 쇠망 때에 인간사에 개입할 수 있었으니, 개국 당시 여신은 ...

29. 열다섯 흐으음-.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상해. 열다섯이란 나이는 사춘기의 꽃이 피면 폈지, 외모가 꽃피는 나이는 아닐 텐데 왜 내 주변 사람들은 전부 저렇게 빛이 나는 거지. 펼쳐둔 책 사이로 고개를 빼꼼 들어 올린 나는 넋 놓고 앞을 빤히 보았다. 어떻게 된 게 저번 주보다 이번 주 더 예뻐졌다. 젖살이 다 빠져 부쩍 갸름해진 턱. 무...

28. 열다섯 “이거 예쁘다. 그치, 실리.” “아니? 이게 더 예쁜데?” “이거?” “응. 내 눈처럼 쨍하게 푸른 그거.” 파랗다고? 실리 눈은 회색빛인데? 그러고 보니 이 목소리는-. “.....하아.” 그래, 너 말고 더 있냐. 나는 이마에 손을 짚으며 짤막한 한숨을 쉬었다. “뭔데 또.” “뭐가?” “뭐긴 뭐야. 너 말이야. 도대체 내 뒷...

27. 루텔라 나는 뒤늦게 천막으로 가려져 있는 서점을 향해 손을 뻗어보았다. ......안 돼. “왜 그래?” 나는 괜히 나한테 말을 거는 루텔라를 한 번 째려보고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. “너 때문에 문 닫았잖아.” “뭐, 뭐? 그게 어떻게 나 때문이야?” 골목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어 서점을 쳐다본 루텔라는 억울한 표정으로 나와 서점을 번갈...

26. 루텔라 “루비아님! 시간이 몇 신데 어딜 가신다는 거예요.” “서점만 잠깐! 정말 잠깐 들린다니까 그러네.” “서점에 들르실 거였으면, 에리이타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으면 안 됐죠. 그리고 지금이라면 문도 닫았을 거예요.” 실리의 말을 가뿐히 흘려들으며 가던 나는 끼익, 멈춰 섰다.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. 지금이면 가게들이 문을 닫고도 남는 시간...

25. 엘 “뭐야.... 언제 와.” 탁-. 토톡톡 탁-. 제 몸집보다 훨씬 큰 후드를 꼭 둘러쓴 루텔라는 발밑에 차이는 작은 돌 하나를 툭, 찼다. 돌은 얼마 안 가 뚝 멈춰 섰고 루텔라는 고개를 들었다. 작은 서점 그리고 베네. 번갈아 보길 몇 번째일까. 기다리는 사람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. “왜 안 오는 거야...” 또 보자고 했잖아. 그...

24. 환절기 부쩍 시원해지고 있는 계절. 그것을 그저, 창 너머로 관찰하고 있던 한 아이는 손에 쥐고 있던 책을 빤히 내려보았다. 그때, 방 안에 똑똑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. 아이는 토도독 뛰어가 문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큼큼 기침하며 말했다. “들어와.” 방문을 연 여자는 살포시 웃으며 아이에게 다가가 종이 뭉치를 건넸다. “말...

23. 카예니스 리아 리아는 경계라고는 하나도 하지 않는 샤를을 대신해 할 수 있는 만큼 아이를 경계했다. 아이는 눈물 글썽하게 저를 쳐다보다 말고, 멀쩡한 돌멩이를 툭 차고, 기둥을 향해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려 위협을 가했다. 그러다 황녀 궁 정원을 보고 감탄하고는 돌연 삼단으로 된 분수 앞으로 튀어갔다. 리아는 석상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열심히 ...

22. 카예니스 리아 “.....꼭, 가야 해요?” 드넓고 화려한 황녀 궁 정문 앞. 리아는 공작의 드레스 끝자락을 꽉 쥐며 뒤로 숨었다. 제국 제일가는 황가의 딸 황녀 샤를. 그런 황가와 유서 깊은 공작가의 딸 리아. 둘은 태어나기 전부터 친구가 될 운명이었고, 친구였다.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양쪽 어머니들의 사정이었다. 기억도 안 나는 아주 ...

21. 르베르셀 레미아, 아일로트 레티샤 뜻밖의 재능 발견에 멍청하게 눈을 깜빡이며 타제국어를 빤히 응시했다. 음..... 근데..... 이거 읽혀서 뭐하지? 처음 본 제국어가 술술 읽히는 거 신기하긴 한데.... 내가 학자가 될 것도 아니고 타제국어 읽는 재능 같은 거 있어서 뭐 해....?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재능 같은 ...

20. 루텔라 “그, 그걸 누가 몰라? 그 비싼 텔레포트까지 쓰면서 후원한다는데 모르는 게 이상하잖아! 이미 소문 다 났거든?” “으음...” 텔레포트까지 구매해가며 요란스럽게 봉사한다고 해서 소문 난 건가? 소문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.... 뭐, 소문 나주면 나야 좋긴 하지. 사람들에게 우리 가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테니까. 그러면 샤를하고 ...